https://www.justoon.co.kr/content/home/08tf0848726c 글/그림: 돌배 대부분의 스포츠 만화는 경쟁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승부의 서사를 지닙니다. 승리/패배라는 이항 도식을 통한 성장의 서사는 스포츠물 전반에 굉장히 깊이 뿌리박혀 있어서, 그렇지 않은 만화를 생각하기가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또한 이 승부 속의 성장이라는 요소는 스포츠 만화의 핵심을 이루는 경우가 많아서, 이를 배제하면 작품의 스토리가 빈약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치열한 승부와 숨막히는 경쟁의식은 종종 과다한 피로감을 안겨주기에, 때로 좀 더 삼삼한 작품을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는 그런 ‘삼삼한’ 작품입니다. 돌배 작가의 두 번째 스포츠물인 이 작품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승리와 패배라는 도식 바깥에..
http://www.justoon.co.kr/content/home/09fi0anf323a 예전에 ‘인문학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글을 써 보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몇 번이나 시도를 했지만 제대로 글을 맺은 적은 없습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내린 결론은, 인문학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묶어서 이야기하려 하기보다는, 그냥 인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세부적으로 하는 것이 훨씬 더 낫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유 작가님의 은 ‘인문학에 관한’ 이야기, 더 정확히는 고고학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님의 세 번째 장편인 이 작품은, 고고학과 학부생 이하얀의 파란만장한 학부생활 이야기입니다. 전작 웹툰 에서 주인공은 거대한 악의 조직과 맞서 싸워야 했었지요. 과연 에서 이하얀은 어떤 음모에 맞닥뜨리게 될까요? 하얀은 다가..
https://www.lezhin.com/ko/library/comic/ko-KR/mangoseed 글: 골드키위새그림: 넋부자들 * 작품의 핵심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론 ‘망고의 뼈’라는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13화에서 작가는 암시를 던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함소복은 어렸을 때 망고 안에 들어있었던 것이 망고의 뼈라고 생각합니다. 뼈가 아니라 씨앗이라고 주변에서 말해도, 소복은 계속 그것이 뼈라고 우기며 버텼지요. 하지만 소복의 아버지는 소복이 그것을 뼈라고 부르도록 놔둡니다. 나중에 왜 그랬는지 아버지에게 물어보자,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니라는 걸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될 텐데, 스스로 틀린 것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졌으면 했다고 말입니다.는 네 사..
# 다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서론 는 이랜드-홈에버 투쟁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노동운동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들이 영화를 보셨다면, 스토리의 전개가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가혹한 처우, 노동자들의 투쟁, 가혹한 진압과 처벌, 투쟁동력의 고갈, 그리고 절망과 그 이후. 어떤 장면들은 다소 부자연스럽기도 합니다. 가령 회사에 그토록 헌신적이었던 주인공 선희가 별다른 내적 갈등없이 노조에 가입하고 투쟁에 참여하는 점이 그렇습니다. 어떤 부분들은 관객이 눈물짓도록 의도했다는 점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단점들은 우선 조금 묻어둬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이런 단점들을 덮고도 남을 만큼 잘 만들었고, 또 의미있는 ..
영화 감상평 (영문 타이틀: Two days, one night ) https://youtu.be/grHTQajXf4I 1. 시놉시스 당신은 20명 가량 인원의 작은 회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병으로 잠시 직장을 쉬었다가 이제 복직을 준비하는 참입니다. 어느 금요일에 당신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사장이 당신의 동료들에게, 당신을 복직시키는 대신 각자 보너스를 받는 것을 제안했고, 대부분의 동료들이 그 제안에 동의했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어찌어찌 사장과 담판을 짓습니다. 사흘 뒤 월요일의 재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동료들이 당신의 복직에 찬성하면 사장은 그에 따르겠다고 합니다. 이제 당신은 주말 동안 당신의 동료들을 찾아가 설득해야 합니다. 2.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당신이 이 영화의 주인공 산드..
글/그림: 재활용 http://page.kakao.com/home/50335775 웹툰에서 학원물은 일반적으로 세 부류로 나뉩니다. 폭력물, 연애물, 초능력물. 학원물 중에서 이 부류에 속하지 않는 작품은 정말 드뭅니다. 그래서 학원물에서 저 세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 신선한 장르를 보고 싶다고 종종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바꿔 생각해보면, 학원물이 저 세 가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폭력, 연애, 초능력이라는 요소를 가미하지 않은 학교생활 그 자체는 정말 단조롭기 때문입니다. 초능력이나 연애 같은 요소가 없는 대다수 학생들에게 학교생활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상의 반복입니다. 수업, 시험, 야자만으로 가득 찬 굴레. 그 굴레 자체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기는 너무 힘듭니다.는 학원물입..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damageovertime 글/그림: 선우 훈 재난물의 공통적인 문법이 있습니다. 재난에 직면한 주인공 일행은 생존을 위해 투쟁합니다. 모든 사람이 전부 살아남지는 못합니다. (모두 생존하는 만화적인 상황은 너무 현실성이 없기에 거의 채용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일부가 성공적으로 안전지대에 도착하거나, 다음 단계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모두 죽습니다. 따라서 핵심은 누가 얼마나 살아남느냐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죽느냐의 문제입니다. 어쨌든 희생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묘사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분위기는 완전히 바뀝니다. 가령 영화 은 타인의 고통에 무신경하거나 타인을 죽도록 내버려둔 사람들을 모두 몰살시켜 버립니다. ..
http://nstore.naver.com/comic/detail.nhn?productNo=1427166 글/그림: 하일권 시놉시스: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외계세포가 등장한다. 수능을 준비하고 있던 고등학생들은 갑자기 전시 예비병력으로 편입되어, 세포와의 전쟁에 내몰린다. 수능공부를 하던 고등학생들은 갑작스러운 외계세포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병력이 됩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왜 군인이 되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지만, 대입 가산점을 준다는 말에 결국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피소를 포기하고 훈련을 선택합니다. 얼핏 황당해보이는 이 설정은 무척 한국적이어서 오히려 설득력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전장에 투입된 주인공은, 친구들이 한 명씩 죽어가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이 죽음은 급작스럽게 찾아옵니..
(작품내용 스포일러 있습니다)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er/37661 글/그림: 이윤희 시놉시스옛 추억과의 우연한 재회, 그리고 예기치 못한 동거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정말 신기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걸까요? 외모 때문에, 성격이 좋아서, 피아노 치는 모습이 멋져서, 등등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런 요인들은 사실 온전한 설명이 되지 못합니다. 외모가 출중하다는 것이 좋아한다는 것의 직접적인 인과는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단지 ‘잘생겼다’ ‘예쁘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세상에 있는 모든 잘생긴 사람과 예쁜 사람이 좋아하는 대상이 될 것입니다. 물론 개중에는 잘생기거나 예쁘면 다 ‘좋아하는..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97685&no=1&weekday=thu(네이버 웹툰 목요일 재연재 중) 글/그림: 주호민 은 웹툰계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흥행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해외 리메이크를 비롯하여, 영화, 뮤지컬, 게임 등 다양한 매체에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원작 웹툰 외에 다른 판본을 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나 흥행하고 또 다른 매체로 전유되는 것은 이 작품이 독자/관객들에게 핵심적으로 와닿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 생각에 이는 가 의 외형을 쓴 라는 독특한 형태의 작품이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은 권선징악이라는 키워드를 지닌 채 미지의 위험을 넘어서는 모험의 서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서사가 영화나 연극 등 다른..